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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다; 힐링] 재즈피아니스트 유충식, K-재즈를 꿈꾼다!
 
현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3/25 [10:02]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브랜딩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힐링 만남’은 한양증권 이사이자 재즈피아니스트인 유충식과 함께하였다. 휴먼브랜드 유충식이 가진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 자신과 사회가 어떤 연결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피아니스트 유충식은 어떤 사람인가요?

6살 때부터 클래식만 연주하고 대학 때 Rock 밴드를 지속하다가 미국 가서 재즈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죠. 그때 처음 제가 좋은 음악을 듣게 됐던 것 같아요. 그 후 재즈 공부를 위해 외환딜러로 활동하면서 재즈 바에서 공연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94년에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동서증권 국제금융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동아증권·보람증권·하나대투증권·리딩투자증권·BNG증권 등을 거쳐 현재 한양증권 이사로 재직 중입니다. 회사는 바뀌었지만 파생상품 영업 한 길만을 걸어온 걸 보면 외길 인생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26년을 걸어왔네요.

 

일에 매진하면서도 국악 하는 사람이나 다양한 분야의 가수들과 콜라보 공연을 하면서 재즈피아노 연주를 이어왔습니다. 2015년부터는 M&M밴드를 만들어서 단독콘서트도 시작하였고, 그 후 틈틈이 공연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Q) M&M 밴드의 2개의 M의 의미가 혹시 초콜릿 M&M은 아니겠지요? M&M 밴드에 관해서 얘기해 주세요.

하하하 맞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M&M 초콜릿을 좋아했어요. 그것을 먹고 있다 보면 다양한 색깔들이 눈에 먼저 들어왔지요. 그 색깔들을 보면 너무 즐겁고 행복해서 밴드 이름을 지을 때 그때의 즐거움이 먼저 떠오르면서 밴드가 다양함으로 물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것을 넘어 또 하나의 M은 모멘트(순간), 그 옆의 M은 뮤즈(음악의 신)를 담고 있어요. 음악의 신은 ‘찰나’를 의미하죠. 재즈는 찰나의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그 순간을 연주할 수 있는 게 재즈거든요. 저는 연주하는 내내 그 찰나를 경험하면서 행복의 경지에 이르곤 합니다. M&M 밴드가 더욱 단단하게 결성된 이후로 음악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트럼펫을 아주 좋아해서 베이스, 피아노, 트럼펫으로 작업을 많이 했는데, 조율하면서 많이 힘들어져 기타 베이스를 넣어보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드럼 베이스로 세팅을 하게 됩니다. 비로소 드럼 베이스와 피아노가 정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죠. 미국에서 보아왔던 밴드가 왜 3인조로 구성하여 연주하는지 직접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된 것입니다.

 

이전엔 그것을 몰랐고 누구도 얘기해 주지 않았으며 스스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인데 시간이 참 많이 든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나만의 재즈를 만들어 가게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결국, 전 남들과 다른 연주, 음악을 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면서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게 된 것 같습니다. 긴 여정이었지만.

 

Q) 얘기를 들으니 달콤한 초콜릿이 더욱 생각나네요. 알록달록 색깔처럼 다양함 속에 M&M 밴드는 어떤 차별 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M&M 밴드의 구성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만난 전문 음악가들인데요. 꼭 자기 음악만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호흡이랄까 연주를 하는 동안 호흡이 참 편해요. 서로를 너무 잘 알지만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어떠한 배려심이 있는 것 같아요. 희한하게 그게 보이는 것도 아닌데 눈빛과 몸의 움직임으로 서로의 메시지를 잘 읽어가는 것 같아요. 서로의 신뢰감인 것 같습니다.

 

연주 안에서 각자의 색깔이 분명 선명하게 표현되지만, 결코 상대 연주에 침범해 들어오지 않는 어떠한 배려 같은 것이 공존해 있어서 팀원과 연주하는 것이 늘 흥미롭게 기대를 하게 됩니다. 무한한 자유 안에서도 규칙이 있다는 것이 어쩌면 그런 의미일까 생각해 봅니다. M&M 밴드는 대중들과 그런 신뢰감으로 만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M&M 밴드를 좋아하고 또 대중들에게 자유와 힐링의 매체로 전달해 주고 싶은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Q) 피아니스트로서 여전히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요?

물론이지요. 요즘 음반 작업을 하고 있는데, 한국인만이 할 수 있는 재즈를 하고 싶어요. 흔히 재즈는 미국 대중음악으로 생각하고 그 성향을 많이 따라가는데, 과거 재즈 연주를 하다 보면 왠지 남의 것을 흉내 내는 피에로 같은 기분이 들어서 편하지가 않았습니다. 그 후로 진짜 한국인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재즈를 만들어서 해외에 알리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결국, 진짜 나의 재즈를 만들고 싶은 겁니다.

 

우리 재즈 피아노 100곡을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 내가 세상에 없을 때 대중들이 저의 곡을 들으며 마음의 위안과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광화문 네거리에 큰 소나무 한그루 한그루씩을 심는 듯한 마음으로 곡들을 작곡하고 있어요. 정신적 나무, 음악의 소나무를 100그루 심고 지구여행을 마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현재 총 12그루를 심었습니다. 1년에 4곡씩이면 앞으로 20년 조금 더 남은 것 같네요. 이룰 수 있을 거라 봅니다.

 

Q) 얘기를 들으니 컨셉이 아닌 리얼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피아니스트 유충식에게 리얼이란 무엇인가요?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내면 깊숙한 저변에 특별한 것들이 있는데, 그 중 한(恨)이라는 것을 제가 만들어 가고 있는 리얼 재즈에 중요한 요소로 두고 있습니다. 재즈라는 것이 미국이 시초이기는 하지만 그 다음은 ‘내가 어떻게 그것을 만들어 가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창조는 결국 모방에서 나온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고 그다음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내적 자원들이 어떠한 것들과 접목을 하고 새롭게 탄생이 되느냐에 따라 진짜 창조물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 한(恨)의 감각을 끄집어내어 흥(興)과 융합을 시켜버리죠. 대중들이 보았을 때 “어? 저게 무슨 음악이지? 듣도 보도 못한 음악인데….‘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결국은 흥이에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은 흥(興)의 모습을 띤 한(恨)을 연주하는 거예요. 어두움, 무거움, 깊음, 슬픔, 외로움 다 괜찮아……. 그것들은 즐거움으로 밝은 모습으로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트로트를 가지고 재즈로 편곡하는데 트로트와 재즈의 결합이 참으로 맛깔스러워요. 오늘 아침에도 ”꿈꾸는 백마곡“을 연주하고 왔거든요. 하하하...전 지금 창조물을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하는 중이고 그 과정이 제 안에 있는 수많은 자원이 들썩거리며 나오게 되는데 그것이 흥(興)의 재즈로 탄생 되는 것 같습니다.

 

Q) 현재 3집 음원이 발표 되었는데요 자신만이 추구하는 주제를 가지고 곡을 쓰시나요?

곡을 쓰는데 그 주제는 음원마다 다르게 정해요, 이번 3집 주제는 ‘가족’입니다. 한국의 가족

2집에서 정과 한 사이였다면, 3집은 유독 한국에서만 있을법한 ‘엄마와 딸의 관계’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제 원 가족 안에서 보게 되는 딸(누나)과 엄마의 관계만 봐도 참 묘한 것 같습니다. 어느 날은 엄청 싸우다가 어떤 날은 둘이 손잡고 여행을 가는 모습을 자주 봤어요, 참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지요. 그러한 상황을 보면서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제삼자가 본 엄마와 딸의 관계를 음악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할까요? 제가 본 것은 어떠한 슬픈 응어리였던 것 같은데 왠지 모르게 그 슬픔을 음악으로 달래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어요. 연주하다가 그것의 실체를 알게 됐는데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정(情)과 한(恨) 사이를 열심히 왔다 갔다 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가능하게 했던 힘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그게 사랑이었던 거죠.

 

아들들은 절대 그렇지 못해요 하하하 그리고 제가 형평성을 위하여 아버지를 위한 곡을 만들었지요. 아버지의 모습은 제가 어렸을 때 보았던 뒷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었는데 ‘아버지의 뒷모습’으로 탄생하였습니다. 이 곡은 만들면서 왠지 현재의 남성들에게 위안의 선물로 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Q) 외부에서 바라보는 유충식은 어떤 사람일까요?

한 단어로 정의해 보면 ‘특이함’, 왜냐하면 제가 한국적인 사회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위계질서’라는 것이죠. 이것은 정말 우리의 정신력을 갉아먹고 바보로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것에 맞서 저는 재즈피아노를 통해 위계질서와 싸우고 있다는 마음으로 연주를 합니다.

 

무언가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도구는 예술이 정말 큰 무기인 것 같아요. 틀을 깨고 온전한 그 자체로 자유롭지만 조율하고 싶은 것이 크다고나 할까요. 전 어쩌면 평생 그것과 싸울 것으로 생각해요. 전 상상력과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회사 사람들 대신 내가 좋아하는 화가, 무용가, 작가 등의 예술가들과 만남을 많이 가지려 노력했어요. 그래야 내가 성장하기 때문이었죠.

 

지금은 친구들이 정말 아주 놀라워하는데 전 남자들이 부러워하는 것 자체가 싫어요. 내가 할 수 있듯이 부러워만 말고 하나씩 꾸준히 좋아하는 것을 해나가면 되는데 말이죠.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오직 고! 입니다.

 

 

Q) 청소년, 청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의 청소년, 청년 삶도 좌충우돌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우리는 경험하는 것이 다 다르므로 누군가와 비교를 해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전 대학을 거의 10년을 다녔는데 깨달은 것이 있어요. 내가 제일 재미있는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뭐가 될까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재미있어하는 것을 하는 것이 제일 자기다움에 이르게 된다는 답을 얻게 되었어요.

 

전 경제학과 영어가 제일 재미있었는데, 그래서 유학을 가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피아노도 그런 점에서 재미있는 마음을 가지고 계속 매진했습니다. 그게 잘될 확률이 높아요. 지금 이렇게 밴드를 결성해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이유도 내가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계속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거의 50년을 쳤네요. 재미있으면 포기하지 않아요. 단순한 것이 제일 강한 것을 전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힘이 모이는 것이지요.

 

전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은 편이에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 그 저변에는 ”나는 대단하다“라는 자만심이 깔렸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하다가 안 되면 그래 난 그런 사람이야”라고 자기 부정으로 끌고 가게 되는 거고……. 전 그냥 ’난 누구라는 것이 없어요. 무엇을 하다가도 안 되면 그런가 보다. 그래도 하다 보니 뭐라도 건진 것이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돼요. 좀 더 간단히 얘기하자면 ‘그냥 하는 것이다’ ‘나는 백지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다는 거예요. ‘그냥 내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덤이다!’라고 생각하면 감사함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만은 자신을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무엇을 통해서든 자신의 길을 찾은 청소년, 청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Q) 휴먼브랜드 유충식이 생각하는 휴먼브랜드란 무엇입니까?

휴먼브랜드라는 단어를 들으니 왠지 정곡을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해석하기로는 ‘인문학적인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것, 즉 트렌드를 따라가는 중요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이것은 경영학에서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한데요 우리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분포되어 있지만 정작 그 사람들의 가치를 모른다는 거예요.

 

저에게 있어서 휴먼브랜드를 딱 정의할 수는 없어요. 전 내게 도움이 되는 사람과 친해지려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정말 그 사람이 좋다면 그 사람이 은퇴 후 어떠한 공식적인 자리에서 내려왔을 때 관계를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지요. 좋은 사람도 자리에 있으면 가식적으로 대하게 되고 무례하게 대할 수 있는 게 인간의 본성인데, 이용하여 만들어진 휴먼브랜드가 아니라 그 사람의 본질을 가지고 진심으로 관계를 맺으며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브랜드는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 같고요. 상업적인 접근이 아니라 과정을 통해 그 가치를 알게 되고 결과로서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명함을 가지고 관계를 맺으려 하지 말고 본질적인 가치에 기반을 두고 고급스러운 네트워킹 즉 철학적 네트워크가 되면 진짜 휴먼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휴먼브랜드는 누구나가 될 수 있습니다. 단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피아니스트 유충식의 첫인상은 연주자의 느낌보다는 금융의 중심 여의도에서 경제의 실물을 진두지휘하는 증권전문가 타이틀이 훨씬 더 와 닿았다.

 

하지만 유충식의 연주는 남달랐다.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무대에서 온몸을 다해 피아노 건반을 춤추듯 연주하는 모습에서 뻣뻣했던 관객들의 몸이 움직이고 제각각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만의 춤을 추기 시작했고, 환호의 소리까지 질렀다. 원초적인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흥이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유충식의 재즈피아노 연주는 정형화되지 않고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소리처럼 자유롭게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주었다. 그 소리는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어떠한 것을 깨우는 데 성공 한 듯했다. 참으로 묘한 찰나였음을 고백한다.

세상이 뭐라고 하건 자네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그 일만을 붙잡고 살면 행복하겠다 싶거든, 그 길로 나아가라!      - Joseph Camp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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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25 [10:02]  최종편집: ⓒ 모르니까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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