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뉴스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꿈꾸는 칼럼] 살아가야 할 의미, 가족의 인정(가족관계)
 
조기훈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3/08 [12:19]

“지금 제가 살 가치가 있나 생각합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안대환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삶이 끄트머리인 양 한마디를 토해놓고 눈을 아래로 떨군다.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했나요.” “1년 정도 되었죠.” “자살을 시도해 본 적 있나요.” 순간 멈칫하며 내 눈을 바라본다.

“요즘 편하게 없어질 수 있나 생각합니다. 시도는 안 해봤어요.” 다시 눈을 아래로 향한다. “남자가 돈 못 벌면 바보입니다.” “그래요,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 아내가 그렇게 취급해요. 비참해서 잊으려고 매일 술을 마십니다.”

 

안대환씨는 플랜트회사 엔지니어였다. 퇴직할 나이도 아닌데 불경기로 일거리가 없어 다른 동료들과 함께 회사를 나왔다. 퇴직 후 사회공헌형 일자리인 서울시 보람일자리에서 활동한다. 수입이라기보다 활동비를 받는다. 수입이 없자 아내는 돈 벌어오라고 닦달한다.

“이력서를 7~80군데 냈습니다. 재취업이 안 되네요. 아내와 밥도 같이 안 먹습니다. 아내는 딸하고만 먹어요. 저는 집에서 왕따입니다.”

“어떤 것을 해결하고 싶나요?” “해결이 안 될 거로 생각하고 왔습니다. 수입이 퇴직 전 반만 되어도 제 문제 7~80%는 해결될 거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취업이 안 되잖아요.”

 

안대환씨는 퇴직 후 수입이 없어 아내는 물론 자녀로부터 무시와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돈만 번다면 해결될 것인데 취업도 안 되고 자포자기 심정으로 심한 존재감 상실에 우울감까지 겹쳐 나타난다. 몇 가지 심리검사와 테스트를 통해 나타난 심리상태는 면접에서 드러난 결과와 비슷하다.

문제는 무엇일까? 원한만큼 돈을 번다면 해결될까?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본다.

“아내는 알뜰하지 못해 항상 적자 가계입니다. 과소비가 심해요. 신혼 때부터 월급날 돌아오기 전에 ‘여보 돈 떨어졌어. 어떡해!’라고 했어요. 살림도 안 하고 아침밥 달라고 하면 ‘김밥 사 먹어’라고 할 때마다 정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요. 부부관계 안 한 지 아주 오래됐습니다. 자녀 때문에 살지요.”

 

 

안대환씨는 아내로부터 돈에 시달리고 외면당하는 이유가 있다. 아내가 살림을 못 하며 낭비 때문이라지만 이것은 원인 중 하나일 뿐 전부는 아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부부가 그동안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버려뒀기 때문이다. 방치로 끝나지 않고 불신이 쌓이고 문제와 서로에 대한 외면은 가계수입이 정상적일 때인 퇴직 전에는 잠복해있었다.

퇴직 후 수입이 줄어들자 문제는 막을 뚫고 올라와 폭탄이 되어 가정을 뒤흔들고 있다. 퇴직금도 미리 정산해 다 써버리고 저축은 없고, 집도 월세다. 세 자녀 중에 두 자녀는 경제활동을 하고 한 자녀는 외국에서 공부 중이다. 아내는 적은 수입이지만 일을 한다. 자녀 유학비와 집세, 생활비로 아내는 고민이 되고 남편에게 불만이 있다.

 

“안대환씨 그래도 상담을 통해 무엇인가 해결목표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말씀드렸지만 나아지긴 어려울 것 같아요. 슬프고 답답합니다.” 그는 말할 때 머리를 숙이고 아래를 바라본다. 삶이 힘들고 고달픈 모습이다.

“자녀들은 안대환씨의 상황을 알고 있나요.”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이야기했겠죠.” “그렇군요? 자녀들에게 이야기 못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자녀들과 대화는 거의 안 합니다. 다들 그렇지 않나요. 그러고 보니 어떨 때는 진짜 내 딸인가 싶어요. 딸들에게 안부 전화 한번 받아보고 싶네요." "안부 전화를 받아보고 싶다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요.” “딸이 전공을 바꿀 때 동의하지 않았어요. 틀렸다고 생각했어요. 그 후로 간섭하기 싫어서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안 했어요. 안 하니까 편하더라고요.”

 

 

안대환씨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 살아가면서 사람과 관계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특히 가족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가족은 한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고 따로 살더라도 자주 만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가족 구성원은 가족 중 누군가로부터 영향을 받고 삶이 윤택해지거나 불편해진다. 좋은 가족관계는 에너지 공급원이며 가족의 인정은 세상에 나가서 힘든 일이 있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원천이 된다..

 

관계는 쉬운 일은 아니다. 희생과 양보와 헌신이 필요하다. 사람은 모두 다른 성향을 가지고 태어난다. 자녀들은 각자 나와 다른 성향일 수밖에 없다. 부부는 다른 문화에서 태어나 살다가 만나서 결혼한다. 서로 다른 성향을 인정하고 양보하며 잘 맞추어 가야 한다. 성향은 변하지 않는다.

안대환씨는 쉬운 것을 선택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만큼 쉬운 것은 없다. 인간관계 최대의 적이며 한계다. 아내의 생활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치열하게 싸워서라도 조금씩 서로 양보하며 개선했어야 한다. 자녀 관계도 내 뜻과 맞지 않는 결정을 했다고 외면하고 버려둔 결과가 결국은 전화라도 한 통 받아봤으면 하는 안타까운 상황까지 왔다.

 

가정경제 문제는 가족이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야 한다. 한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떠넘기면 관계는 깨어지고 가정 자체가 흔들린다. 부부는 가정에 동등한 책임이 있다. 최선을 다해도 안 되는 것이 있을 때 솔직하게 꺼내놓고 상의해야 한다. 자녀들에게도 상황을 알리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안대환씨는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부터라도 자기감정을 가족에게 조금씩 표현하며 관계회복을 시도하면 어떨까?

 

세 번째 상담에 온 그는 더 우울해 보인다. “어떻게 보내셨나요?”“똑같죠. 뭐!” “똑같다는 것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건가요?” “냉장고에 있는 빵을 꺼내 먹는데, 아내가 ‘사다 놓지도 않으면서 왜 먹느냐?’고 하더라고요. 비참합니다.” “그렇군요. 얼마나 마음이 힘드셨나요. 그래서 어떻게 했나요.” “돈을 벌어야 해요.” 그는 다른 대답을 하고 있다.

 

다음 상담에 그가 오지 않아서 전화했다. “취업했습니다. 이제 상담 안 받아도 됩니다.”그는 또 쉬운 선택을 했다. 긴 삶을 살아가야 하는데 그에게 행운이 다가오길 바랄 뿐이다.

 

 

인정받으려면 인정해야 한다. 어떤 모습일지라도 가족이다. 마음에 들지 않아 부정해도 내 가족이다. 받아들일 때 덜 힘들다. 그리고 부정적인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긍정적인 면이 있다. 긍정적인 면에 집중해보면 인정하고도 남을만한 좋은 장점들이 많다. 내 가족 어떤 모습일지라도 받아들이고 인정하자. 가족은 인정을 먹고 산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모두가 행복한 그날을 꿈꾸는 행복한 영혼의 소유자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9/03/08 [12:19]  최종편집: ⓒ 모르니까타임즈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2018 서울오토살롱 '시선강탈 레이싱모델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