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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칼럼] 생애설계로 꿈꾸는 세상 만들기(생애설계)
 
조기훈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3/04 [17:25]

문제는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문제 속으로 들어가야만 해결되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보다는 문제로부터 도피처를 찾는 경우가 더 많다. 해결하기 위해서 고통이 따르고 그 고통을 이겨낼 만한 힘이 있어야 한다. 외면하고 있으면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지금처럼 그냥 사는 것도 한 방법일까?

 

 

상담사 또는 컨설턴트는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내담자가 꺼내놓은 문제나 해결하기 원하는 내용을 함께 이야기 하다 보면 의외의 다른 문제가 드러난다. 새롭게 드러난 문제가 내담자가 해결하기 원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는 상담의 방향이 새로운 문제로 쏠릴 수 있다. 이때 상담사나 컨설턴트는 내담자가 처음 호소한 문제를 잊기 쉽다. 해결사를 자청하고 새로운 문제에 집중한다. 내담자는 상담사나 컨설턴트가 원하지 않은 문제에 접근하거나 집중하면 도망갈 수 있다.

 

생애설계 상담과 컨설팅도 예외는 아니다. 생애설계 7대 영역을 상담하기 때문에 내담자가 꺼내놓은 이슈 외에 생애설계 전체적인 접근을 시도하면 당황해 거부반응을 보인다. 호소문제를 듣고 나서 생애설계 상담자나 컨설턴트는 상담초기에 내담자가 생애설계에 대해 이해하도록 교육이 필요하다. 호소문제만 다룰 것인지 생애설계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상담을 진행할 것인가 동의를 구해야한다.

 

생애설계는 유익한 상담영역이며 누구나 필요한 영역이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핵심적인 영역들로 구성되어 있어 삶을 균형 있게 살아가도록 돕는다. 가능하면 생애설계 상담실을 방문한 내담자에게 생애설계 상담을 시도하고 받도록 권유해야한다. 하지만 생애설계 상담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중장년일 경우 반평생을 살아온 삶의 방식을 한꺼번에 다루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유쾌하지 않을뿐더러 힘든 과정이다. 충분한 교육적 안내와 설득과정으로 내담자 자신이 과정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생겨나야한다.

 

J씨는 공공기관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했다. 반년을 등산과 지인을 만나며 보내다 지겨워질 쯤 상담실을 찾았다.

 

“놀기도 어렵네요. 수입도 좀 되면서 의미 있는 일을 찾으려고요.”

 

퇴직 후 상담실을 방문한 내담자의 가장 많은 호소문제는 J씨와 같다. 수입도 좀 되면서 의미 있는 일, 퇴직 후 갖기를 원하는 일거리 모습이다. 생계가 우선이 아닌 사람이 주로 찾는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가치를 부여한다. 그 가치는 경제적인 셈법을 적용해 돈으로 환가되길 원한다.

 

좀 더 이야기가 진행되자 J씨는 일거리를 구하는 것보다 우선적인 것을 마구 쏟아냈다. 예기치 않게 자신의 속사정이 드려나자 당황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가족문제가 오랫동안 똬리를 틀고 들어앉아 그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이야기를 하고 나니 속이 시원하네요.”

 

마음은 시원하지만 한편으로는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것이 느껴진다.

 

 

K씨는 3년 전에 임금피크제로 시중은행에서 퇴직했다. 퇴직연금 적립액도 상당하며 8개월간 실업수당을 받았다. 최근에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했고, 아내는 두어 가지 활동을 하며 꽤 상당한 수입을 가져온다. 집은 40평 이상 아파트에 거주하며 자녀는 직장인이다.

 

“취업하려고 멘토링 회사에서 이력서,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을 컨설팅 받았어요. 한 이십 여 군데 지원했는데 안됐습니다. 어떡해야합니까.”

 

“취업을 원하시나요.”

 

“아내도 일하고 자녀들도 직장 다니며 다 일하거든요. 도와주세요.”

 

K씨는 가방 안에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꺼냈다. 이력서를 보는 순간 아찔했다. 석장으로 작성되어있다. 퇴직자가 재취업하기 어렵고 취업지원해서 떨어진 이유야 많겠지만 이력서도 한 가지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퇴직연금과 국민연금, 아내의 경제활동까지 더하면 재정적으로 궁핍하지 않을 텐데 K씨는 왜 취업을 하려는 것일까?

 

J씨에게 생애설계 내용과 상담진행과정을 이야기해주고 진단을 실시해보자고 권유했다. 진단은 집에서 해보기로 하고 두 번째 만남을 약속했다. 진단결과 가족관계 점수가 20점대(100점 만점)를 보여준다. 두 번째 만남에서도 그의 터진 말문이 다시 시작되었다.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는 말을 마치고 그는 돌아갔다.

 

중장년층은 전통적인 노동관 문화 속에서 성장하고 일 해왔다. 일은 삶의 중심이고 일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가족을 부양하는 핵심이다.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문화 속에서 휴식과 여가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다. 수많은 취업지원과 낙방 속에서 끝까지 취업을 시도하는 K씨는 일로 자신의 가치가 평가된다는 생각과 일 우선의 전통적 노동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를 일터로 내모는 것이 무엇인지 통찰을 일으키도록 생애설계 상담을 진행해 보려고 진단지를 들이밀었다. 그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컨설팅을 원했다. 취업에 자꾸 떨어지는 이유를 상담을 통해 알고 싶었다.

 

J씨는 세 번째 상담에 오지 않았다. 상담실에서 토해놓아 마음이 시원하고 편안해지는 것으로 만족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과제로 내준 원하는 모습에 대한 단계별 목표와 실행계획에서 좌절했을 것이다. 수십 년간 안고 온 해묵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짐이 무겁고 두려웠을 것이다. 밤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었을 그의 모습이 그려졌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도하면 시도한 만큼 나아갈 수 있다. 일을 도피처로 삼아 문제로부터 도망치려는 마음은 이해한다.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작은 시도부터 시작하면 거뜬히 큰 문제도 해결을 시도할 수 있다.

 

K씨 손에 들려 보냈던 진단지는 되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취업을 시도하고 있을 것이다. 그가 취업을 하고 안하고 보다 그를 지배하고 있는 압박감에서 그가 벗어나길 원한다. 열심히 일하고 퇴직한 그가 아내와 자녀 가운데서 자신의 가치를 일로써 평가받으려 하지 말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많은 K씨와 J씨, 장수시대가 도래해 오랜 기간 살아가야 할 세대다. 가족과 이웃과 자신을 두루두루 돌아보며 함께 살아가는 삶이길 원한다. 퇴직과 은퇴 후 제2의 인생은 일과 경력개발, 재무, 건강, 사회적 관계와 가족관계, 사회공헌 그리고 주거와 돌봄 각 영역의 균형이 중요하다.

 

치열하게 살아온 삶 앞에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 외면과 도망보다 생애설계 상담과 컨설팅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자신감 있게 들어가 보길 원한다. 상담사와 컨설턴트도 내담자의 마음속으로 급한 걸음보다는 천천히 한걸음씩 다가가 보자. 모두가 행복한 세상,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보고 싶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모두가 행복한 그날을 꿈꾸는 행복한 영혼의 소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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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04 [17:25]  최종편집: ⓒ 모르니까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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