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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칼럼] 큰 집이 필요한 이유 속에 숨겨진 욕망(재무)
 
조기훈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1/29 [12:41]

최근 동남아 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예전 여행에서 느낀 것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만나는 사람 표정에서 불안이나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고 그저 주어진 삶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순전함이 경이로웠다. 한편으로는 나라의 경제성장과 함께 점점 얼굴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발걸음과 손놀림은 빨라지며 삶을 끌고 가려는 초조함이 생겨나지 않겠냐는 상상이 겹쳐 지나갔다.

더 가지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다. 자연 속에서 먹을 것을 채취하거나 수렵하며 살아가던 시절에도 한 마리 짐승을 잡는 것보다, 한 덩어리 열매를 채취했을 때 보다 두 마리, 두 덩어리를 가지길 원했을 것이란 상상을 해본다.

 

재무는 생애설계의 한 영역이지만 절반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재무와 비재무로 나누어지는 생애설계에서 재무는 간과할 수 없는 영역으로 다른 영역들과 상호작용의 역학적 구조로 되어 있다. 재무가 다른 비재무영역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비재무영역 또한 재무의 충분조건을 만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충분한 재산은 있지만 건강하지 않으면 삶의 질은 떨어지고, 수익 창출을 위해 일하고 싶어도 건강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원리다.

대부분 사람은 재정이 충분하면 잔여 삶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으면 안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애설계 프로세스는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재정적으로 충분하지 않으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부족한 삶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봐야 한다.

 

L 씨는 40대 미혼여성이며 결혼에 대한 계획은 없다. 그냥 지금처럼 옷도 유행에 맞추어 입고 친구도 마음껏 만나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재개발지역에 투자해 놓은 임대한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무엇 때문에 상담실을 찾았을까?

“방 두 개 아파트가 너무 좁아요. 한 달에 100만 원 저축해서 언제 더 큰 집으로 이사 갈 수 있죠?” 그의 관심은 현재 사는 집보다 더 큰 집으로 이사 가는 것이다. 씀씀이 규모로 볼 때 평수를 넓혀 원하는 시기에 이사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도움을 받으려 상담실을 찾았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호소문제에 집중해야 하며 가치중립적이고 선입견을 품어서는 안 된다.내담자 관점에서 들여다봐야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상담자의 생각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 상담과 컨설팅을 적절하게 혼합하여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안내해야 한다.

 

자신의 연봉과 한 달 생활비, 소비 성향을 질문하지 않았는데도 마구 쏟아낸다. “당장 지출을 줄이기 어렵고요, 뭐 방법을 생각 안 해 본 것은 아니에요. 집을 사고 싶어요. 방 두 개는 좁아서 못 살겠어요.” 그의 최대 관심사는 우선 집을 확장하는 것이다. “재개발지역에 투자한 집은 전세를 내주었어요. 깡통(전세금, 대출금이 매각 시 회수금액보다 많은 경우)은 아니지만 도움이 되지 않아요. 5,000만 원 대출을 받아 이사할까 해요.” 이미 해답도 가지고 있다.

어떤 이야기로 풀어나가야 할까? 일단은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대출을 받아 집을 늘려가려는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대출받아 더 큰 집으로 이사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나를 좀 말려주세요.”의 외침이다. 도움을 요청하는 비명이 쟁쟁하게 귓전에 울린다.

 

 

20여 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돈을 모으지 못했다. 사람 만나기를 좋아해서 모임마다 참여해 세대별로 모임이 여럿이다. 친구들을 만나면 괜히 결혼한 친구들에게 뒤지기 싫고 눈치받기 싫어 자신이 모임비용을 내는 횟수가 잦다. 매달 부모님 용돈을 드린다.

지출구조를 세밀하게 살펴보았다. 씀씀이가 큼에도 불구하고 전셋집과 재개발지역에 투자도 하고 꽤 예금이 있다. “돈 많이 모았네요.” 금세 얼굴이 환해진다. “이런 생각을 한 자체가 좋은 징조입니다. 변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맞나요.” “혼자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을 못 찾아서 왔어요.”

당장 지출을 줄이기는 어렵다. 지출구조를 들여다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계부 쓰기다. 가계부를 오랫동안 써오고 있는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가계부를 쓰다 보면 지출구조를 이해하고 소비 성향과 금융성향을 알게 되는 유익이 있다. 재무상담 과정에서 수립한 계획은 실행과정을 지나면서 대부분 실패한다.

 

원인은 자신의 소비 성향과 금융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계획서 때문이다. 모임을 좋아하고 모임비용 지불을 자주 하는 성향인 사람에게 사람과의 관계비용을 줄이도록 계획을 수립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고 성향 또한 한순간에 뒤집을 수 없다. 자기 삶의 방향에 따라 목표가 정하여지면 차례대로 방향과 목적에 맞는 단계적 계획이 필요하다. 나아가 삶의 패턴이나 생활양식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집을 넓혀가고 싶은 것이 지금으로서 가장 시급한 거죠? 그리고 집을 사고 싶고요.” 목적자금을 만들려면 예금을 늘려야 하기에 L 씨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 먼저 가계부를 쓴다. 가계부를 쓰기 위해서는 월 예산을 세워야 지출 규모가 나오고 지출 후에는 계획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다.

목적에 따라 통장 쪼개기를 하고 입출금 통장을 CMA 계좌로 변경한다. 신용카드는 폐기하고 체크카드로 바꾸며 예금은 비과세 상품으로 전환한다. 재개발지역 투자 건은 부동산 전문가 도움을 얻는다. 그의 가장 큰 걱정은 신용카드가 없다면 백화점 쇼핑은 어떡하지 다. 집을 사려는 목적은 현재의 집이 좁아 못 살겠다는 것인데 선택은 L 씨 몫이다.

  

계획을 세워 실행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생활양식의 구조변화가 필요하다. 관점을 바꾸어 보면 새로운 방법이 보이고 의외로 계획을 이루어 갈 수 있다. 재무목적 달성을 위해 비재무영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L 씨는 직장에서 퇴근 후나 유휴시간을 주로 재정 소비와 관련된 부분에 보내고 있다. 비재무적인 영역인 경력개발, 건강생활과 사회공헌 활동, 사회적 관계 및 취미. 여가활동에 관심을 돌려보자.

관심 있는 분야를 배워보고 취미활동이나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기로 했다. 당연히 생활양식이 변화하고, 지출구조를 변화시키기 어려운 소비패턴이 자연스럽게 변화될 수 있다. 자신에게 투자하고 미래에 투자하는 보이지 않은 무형자산이 늘어간다. 자신감이 생기고 L 씨가 집을 늘려가고 큰 집을 사고 싶은 마음속에 감추어진 같은 연령대 친구나 만남에서 느끼는 욕망이 새로운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

 

생활양식과 더불어 지출구조 변화로 L 씨의 예금통장에는 목적자금이 당연히 쌓여간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모두가 행복한 그날을 꿈꾸는 행복한 영혼의 소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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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29 [12:41]  최종편집: ⓒ 모르니까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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