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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엔 왜 갔니] 요쿨살론의 눈 덮인사막
 
정윤경 학생여행작가 기사입력  2018/02/21 [00:47]

산이 구름망토를 둘러매고 있는 줄만 알았다. 구름이 살포시 앉은 산은 시리고 포근해보였다. 그 밑에 거대한 빙판은 보기만 해도 미끄러워 보였다. 거대한 빙판이 아니라 불투명한 유리판을 보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

 

 

커다란 빙판 뒤로 거대한 빙하와 산이 보였다. U자 계곡 이었다. 나는 언젠가 사회책에서 빙하지역을 배울 때 U자 계곡을 본 적이 있다. 산 사이로 물이 아니라 거대한 빙하가 흐르며 주변 산을 깎아져 만들어진 V자가 아니라 U자가 형성된 계곡이었다. 그 계곡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이 흘러야 한다. 나는 그 억겁의 세월을 보낸 빙하와 산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보기에도 굉장한 계곡은 그 실체를 알고 나니 더 놀라워보였다. 게이시르와는 다른 느낌의 인내를 배웠다.

 

요쿨살론으로 가는 길에는 눈 덮인 사막이 있었다. 살면서 그렇게 많은 눈은 처음 보았다. 하얀 눈은 햇빛을 받아 눈이 부셨고, 저 멀리 펼쳐진 눈 덮인 산은 눈밭과 어우러져 장관이었다. 넓은 눈밭에 표지판 하나가 달랑 꽂혀 있어서 왠지 모르게 더 멋져보였다. 나는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만 같은 땅 저 멀리를 바라보며 희열을 느꼈다. 하얀 백지에 새로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요쿨살론 역시 온통 눈천지 였는데, 나는 본격적으로 모험을 떠나기 전 빙하를 맛보았다. 가리지 않고 먹는 나로서도 마냥 즐길 맛은 아니었다. 오묘하게 짭짤한 것이 찝찝함만 안겨주었다. 그렇게 빙하 시식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눈 위를 걸었다. 진정한 눈사막을 볼 수 있었다. 곳곳에 언덕까지 있어 누가 봐도 색만 다른 사막이었다. 저 멀리 보이는 물개 떼와 얼음들은 내가 아이슬란드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줬다. 저 멀리까지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 작지 않은 빙하에 앉아 사진을 찍고 자동차로 돌아왔다. 눈으로 만들어진 사막은 새롭고 신선했다. 막막하고 텁텁하기보다는 열린 기분이었다.

 

다리를 중심으로 바깥쪽으로 나왔다. 여전히 요쿨살론이었지만 이번엔 사막이 아닌 바다였다. 커다란 빙하들이 곳곳에 널부러져 있었다. 천 년 된 빙하라고 보이는 공기방울은 천 년 전 공기라고 했다. 역사를 담고 있는 빙하였다. 머금은 공기방울이 신기해서 만져봤을 땐 거칠게 만져지는 부분도, 매끄럽게 만져지는 부분도 있었다. 화산재가 얼음 곳곳에 묻어져 있어서 빙하를 만질 때마다 화산재도 같이 만져졌다.

 

나는 빙하 중에서도 가장 큰 빙하 위에 서서 사진을 찍었는데 고드름이 역으로 난 것 처럼 얼음들이 올라와 있어서 위까지 올라가기 힘들었다. 차갑고, 날카로워서 앉아서 찍기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화산재가 성가셨다. 하지만 끝내 찍고 내려와 다양한 모양의 빙하들을 관찰했다. 조각상 모양도 있었고, 서핑 보드 모양도 있었다. 모양 자체는 다양해서 보는 내내 심심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바다 표면을 둥둥 떠다니는 얼음도 있었다. 나는 갑자기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생각나 사실인가 궁금해졌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햇빛을 머금은 빙하였다. 마치 에메랄드처럼 얼음이 반짝이며 새로운 빛을 냈다. 빛이 흘러내리는 것만 같아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커다란 보석이 떡하니 서있는 것 같았다. 아름답다 못해 성스러워 보였다.

 

 

<여행 멘토: 조대현 작가>

국내 최초의 아이슬란드 여행가이드북 <아이슬란드 링로드>의 저자.

 

조대현 여행작가는 대학 때부터 여행에 매력을 느껴 꾸준히 세계를 여행하였다. 투어유 투어플랜연구소장으로 ROAD TOUR CLUB 운영과 여행컨설팅과 강의, 기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저서로 <스페인 왕의 오솔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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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21 [00:47]  최종편집: ⓒ 모르니까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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