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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안 갔어30] 악! 자동차 테러 in Paris
 
백은선 여행작가 기사입력  2017/12/20 [13:20]

옛말에 ‘호랑이한테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어. 그 속담처럼 우리도 이번에 파리의 마지막 날에 아주 힘든 일이 발생할 뻔했는데 휩쓸리지 않고 정신 차린 덕에 우리 가족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단다. 어쨌든 오늘은 이제까지 했던 세계 여행 중 가장 다이내믹하고 황당한 하루였어.

 

▲ 테러 당한 자동차의 타이어 교체 작업 

 

사고 후에 알아보니 파리 북쪽 18지구 주변에서 외국 관광객의 차를 고장 낸 후 배낭 등 소지품을 뺏는 금전적·신체적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된다고 하는구나. 아빠 이름으로 리스한 차는 외국인 등록 표식으로 빨간색 번호판이다 보니 그들에게 쉽게 표적으로 노출된다고 해. 만약 그들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면 모든 배낭, 돈, 자동차까지 뺏기고 심지어는 몸도 다치는 불상사가 생긴다고 하니, 추억 만들어 온 여행이 불행한 기억이 되지 않도록 조금만 더 정신차리고 여행하자.

 

오늘은 2주간의 엄마와의 동행을 마치고 엄마는 한국으로, 우리들은 다시 우리들만의 일정대로 중동 두바이로 가는 날이야. 아침 일찍 일어나 노틀담 성당을 둘러보고, 마레 지구에서 쇼핑과 식사를 한 후, 엄마를 북쪽에 있는 공항에 배웅해 주러 가는 길. Marx Dormoy 지하철역 부근에 가니 도시 분위기가 갑자기 낯선 풍경으로 바뀌더구나.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역의 이름인 Marx Dormoy는 프랑스 정치인 이름인데, 혼란스럽던 20세기 초를 살다가 폭탄테러로 그 생을 마감했다고 해. 아빠는 이상한 기분에 엄마와 대화를 나누었어.

 

“여보, 여기 분위기가 이상한데? 파리 같지가 않아.”

 

“그러게.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젊은 아랍 사람들이 많은 것 같네. 간판도 그렇고.”

 

“공항 가는 길은 맞겠지? 내비게이션은 잘 작동되는 것 같은데….”

 

“북쪽으로 맞게 가고 있는 것 같아. 근데 가게, 식당, 정육점이 모두 아랍인 대상인 것 같아!”

 

“유럽의 마지막 날이니 별 탈 없이 공항에 잘 도착하면 좋겠다.”

 

이런 대화를 하며 아빠는 ‘정신차려서 무사히 공항에 잘 가야지.’ 하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몇 분 지나지 않아 신호대기 하고 있는데, 차가 조금 이상해진 기분이 들었어.

 

“아빠! 옆에 사람이 뭐라고 해요!”

 

“아빠, 차가 느낌이 이상해요!”

 

“밖의 아저씨가 차를 보고 뭐라 하는 것 같아요!”

 

“아빠, 뒷바퀴가 펑크 났나 봐요!”

 

말을 듣고 보니 차가 오른쪽으로 조금 기운 느낌이 드는 거야. 대충 보니 두 명은 오토바이를 타고 자동차의 좌우에 각각 있고, 한 명은 뒤쪽 인도 부근에 있는 것이 뭔가 나쁜 일을 계획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그리고는 오른쪽 오토바이를 운전 중이던 아랍 청년이 차가 펑크가 났으니 정비소로 안내해 준다고 우회전을 하라고 하는 것 같았지. 갑자기 심장 박동과 호흡이 빨라지고 땀도 조금씩 나면서 불안이 엄습하기 시작했어.

 

일단은 아빠 의지로 상황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들의 말대로 우회전해서 따라가지 않고 그냥 직진을 했지. 다음 빨간 신호등에 대기하고 있으니, 조금 전에 보았던 아랍인들이 오토바이를 타고서 양 옆쪽에서 자기들이 알아서 고쳐 준다며 다시 우회전을 하라는 거야! 그래서 확실히 나쁜 사람이라고 인식을 하고 그냥 알려 줘서 고맙다고만 하고 창문을 올린 후 대로변에 있는 자동차 정비소를 찾기 위해 천천히 직진했지. 두 번 정도의 신호를 더 지나 다행히 현지 프랑스인 운영하는 정비소를 찾아 주차를 했단다.

 

그런데 오토바이 탄 두 명의 아랍인이 그곳까지 쫓아와서는 자기들이 아는 곳으로 가자는 거야! 그리고 뒷자리에 앉아 있는 너희들 보고 문을 두드리며 뭐라 뭐라 하고 있기에 얼른 쫓아가 그냥 가라고 몸으로 저지했지. 이것을 본 프랑스인 정비소 사장과 직원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빠도 조금 무서워지기 시작했어. 비행기 시간은 다가오고 정비는 될지 안 될지 모르겠는데, 아랍 사람들은 또 알 수 없는 말로 귀찮게 하고…. 정말 혼이 빠진 듯 정신이 없었단다. 위급한 상황을 인지하고 너희들에게는 많은 배낭과 짐들을 잘 지키라고 부탁하고 아빠는 자동차 문제 해결에 나섰지. 영어가 짧은 정비소 주인과 어렵게 의사소통을 시도했어.

 

“아저씨, 저 공항에 2시간 안에 가야 하는데 가능해요?”

 

“보시다시피 지금 차들도 밀려 있고 타이어가 많이 찢어져 수리가 아닌 교체를 해야 해서 시간이 조금 걸리겠는데요?”

 

“조금 전 보았던 아랍 친구들이 일부러 칼로 타이어를 찢은 거란 말이에요!”

 

“안됐네요. 그래도 안 따라가고 우리 정비소로 와서 목숨은 건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그러니 상황 좀 이해해 주시고, 중고든 새것이든 그냥 간단하게 교체만 해 주세요!”

 

“그래도 시간은 조금 걸릴 거예요. 일단 등록부터 하세요!”

 

그렇게 손짓 발짓으로 상황을 대충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 차로 돌아오니, 그 친구들은 포기했는지 가고 없었지. 다행히 정비소 주인의 큰 도움으로 정비를 마치고 공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모든 짐들을 차에 싣다가 작은 가방 한 개가 사라지고 없는 것을 발견했어. 결국 혼란한 틈을 타서 그놈들이 재빠르게 가방을 훔쳐간 거였지. 문제는 엄마 여권이 그 가방에 있다는 것이었고, 엄마는 결국 비행기를 타지 못했단다. 여권을 새로 발급하고 항공권을 조정하느라 우리는 파리에 4일을 더 머물러야 했어. 그렇지만 여권은 다시 만들면 되고 돈은 다시 벌면 되기에, 목숨보다 소중한 우리 가족 모두가 무사해서 아빠는 너무 안심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 사고가 있었던 부근 지하철 역   

 

세상의 일은 변화무상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새옹지마와 같기에 오늘의 좋지 않은 일은 해프닝으로 잊어버리기로 하고, 다시 최선의 선택으로 상황을 정리하고자 한다. 대사관에 들려서 힘들게(?) 여권 발급을 신청하고, 추가 비용을 지불하기는 했지만 가족 모두의 항공권의 날짜도 변경했지. 그러나 두바이 등 다른 숙소는 취소가 안 되어 고스란히 손해를 떠안게 되어서 조금 아쉽구나. 이제는 숙소만 정하면 일단 정리가 될 수 있는 분위기야.

 

8월 성수기의 토요일, 파리에서 갑자기 방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처럼 어려웠지. 한인 민박도 방이 하나도 없고 호텔 관련 앱으로 검색해도 비싼 최고급 방만 한두 개 있을 뿐이었어.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처럼 어제 몽쥬 역에서 알게 된 한국인 가게 사장님과 연락이 되어 방법을 찾다가 결국 그분 집에서 신세를 지기로 했어. 우리의 딱한 사정을 듣고는 흔쾌히 그분 집에서 그냥 머물게 해 주신 거야. 마음씨 좋고 화통하신 사장님과 프랑스인답지 않게 정적인 남편분과의 예상치 못한 좋은 만남 덕분에 오히려 마음이 힐링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어. 그리고 오늘 우리가 받은 호의와 배려를 언제 어디서나 다른 사람에게 베풀어야겠다는 다짐도 굳게 하는 기회가 됐지.

 

아들아, 세상 모든 일이 그런 것 같아. 항상 좋지 않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게 마련이다. 어려운 상황에 닥치면 그 상황에서 정신 차리고 집중해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지나간 좋지 않은 일은 잊어버리고 앞으로의 할 일만 생각하면 된단다. 그러다 보면 오늘 우리가 경험한 전화위복처럼 오히려 좋은 사람도 만나는 등 또 다른 인생의 기쁨도 맛볼 수가 있을 거야. 꼭 기억했으면 좋겠구나! 어떤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정신 차리면 최악은 피하고,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것을!

 

아빠 조언: 어떤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정신 차리면 최악은 피한다.

아들 생각: 무서워요! 파리가 싫어졌어요.

 

<1년동안 학교를 안 갔어!> 저자. 현)ES International 대표 / 여행작가 / EBS 잡스쿨 강사 / 전)한국3M 사업부장.

학교를 쉬고, 세계여행을 떠난 삼부자(아빠와 두 아들)의 세계여행 도전기!
경험을 최고의 자산으로 물려주고 싶은 아빠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가 담긴 책.

그래서 경험을 제일 소중히 하며, 하루 하루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해피삼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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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20 [13:20]  최종편집: ⓒ 모르니까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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